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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와 4강진출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 지 벌써 20년이 다되어 간다. 꿈같은 여름을 보냈던 2002년의 여름.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모든 국민들이 너 나할 것 없이 축구라는 단일 스포츠 종목에 열광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축구 국가대표팀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일약 한국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지금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사실 한국 축구는 세계에서 변방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월드컵 본선을 매번 두드리고 있지만, 16강에서 항상 고배를 마셨다. 아시아 축구에서 맹주로 꼽히지만, 세계무대만 나가면 힘을 못 썼다. 물론 2002년 4강 이후 우리나라의 축구 위상은 크게 올라갔다.

 

박지성, 손흥민, 이영표, 기성용, 구자철 등 유럽 빅리그에 진출해 큰 활약을 보이는 선수가 늘었다. 이전에는 차범근이 유일했다면, 이제는 유럽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장벽이 낮아졌다. 유럽 빅리그 구단들이 한국 선수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2년 이전에는 아마 관심도 없었으리라.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은 엄청난 성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홈어드밴티지가 컸고, 2002년 이후 다시 4강은커녕 8강이라도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성적을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2002년이 아니었으면 다시 이룰 수 없는 성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기억하는 것이다.

 

축구에 미친 국민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축구에 열광했을까? 차범근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나라지만, 사실 축구에 대한 관심은 미미했다. K리그도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였고, 그깟 공놀이라고 낮춰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2002년 월드컵 축구와 일반 축구가 무엇이 다르길래 국민들을 월드컵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을까?

 

드라마틱한 경기와 믿을 수 없는 성적은 국민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머리가 깨지고, 피투성이가 되어도 다시 일어나 부딪히는 선수들을 보며 어찌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혈투를 벌인 끝에 강호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이루어낸 4강이다. 그래서 우리는 4강 신화라고 부른다. 신화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말한다.

 

90년대 후반 불어닥친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은 한국이다. 실직한 아버지, 가게를 접은 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등 우리 국민들의 삶은 말이 아니었다. 누구하나 행복한 웃음을 짓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뉴스에서는 매일 비관적인 소식을 쏟아내었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자포자기한 시대였다.

 

그런데 월드컵 개최를 유치해냈다. 일본과의 공동개최지만 한국이라는 작은나라에게는 엄청난 성과였다. 또 월드컵 개최는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안성맞춤이었다. 쌓여왔던 한을 분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었다. 비관적인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기회가 된 시간이 바로 2002년 여름이었다.

 

그 효과는?

그럼 우리가 월드컵으로 얻은건 무엇일까? 올림픽을 비롯해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유치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실질적인 수입은 조직위원회가 대부분 가져가기 때문에, 입장 수입과 중계권으로 얻는 수익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들이 월드컵 개최에 목을 매고 있다.

 

월드컵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세상에 존재함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2002년 이전에는 KOREA라고 하면 북한, 김정일, 핵, 미사일을 떠 올리던 외국인들이 많았다. 그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한국이 이루어낸 발전과 경제성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국 여행의 매력을 알려주었고, 그들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렸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개하였다. 서울이 도쿄나 홍콩 못지 않는 대도시라는 걸 보여주었다. 한국 국민들의 열성적인 응원 문화는 연일 매스컴을 통해 전파를 탔다.

 

2002년을 전후로 비교해 보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중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관광대국에 비할바는 못 되지만, 요즘은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월드컵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이것만 해도 우리에겐 엄청난 효과다. 모르던걸 알려주는 게 가장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류는 물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지도를 쉽게 올리게 되었다. 요즘 여행을 가보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좋은걸 알 수 있다. 어느 나라를 가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다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잘 살고,  IT가 뛰어나고, 대중문화에서 앞서있는 나라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 모든게 2002년 월드컵 덕분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2002년 월드컵 덕분에 외국인들이 한국을 인식했고,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2002년 월드컵의 효과는 돈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를 세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것은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우리 역사에서 언제 이런 관심을 받아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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