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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도 뛰고 싶다

<뭉쳐야찬다>가 방영된지도 벌써 50회가 넘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했던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축구에 도전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최고 시청률 10%, 평균 시청률도 5% 이상을 찍으며 엄청난 인기를 올리고 있다. 왕년에 한가락했던 스포츠 스타들이 축구에서 무너지는 모습이 꽤 재미있게 연출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왜 <뭉쳐야찬다>가 인기를 끌까? 사실 남자에게 축구는 로망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축구선수를 꿈꾼 적이 있었을 것이다. 거친 모래 운동장에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시절이 있었다. 만화 <축구왕 슛돌이>에서 본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는 무모한 친구(?)도 있었는데, 그날은 여지없이 다리가 피투성이가 되어 다음날 붕대를 감고 출석하는 녀석도 있었다.

 

축구 좀 한다는 친구들은 축구화를 신기도 했는데, 당시 축구화를 넣고 다니는 가방에 따라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와 같은 고급(?) 브랜드 축구화는 잘 사는 집 친구들의 전유물이었고, 돈 없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프로월드컵 축구화로 만족해야 했다. 나름 기능성을 추구하며 나왔던 키카 축구화는 바닥의 스파이크를 교체할 수 있는 당시로서는 혁신(?)이었다.

 

그렇게 모래바닥을 뛰어다녔던 어린아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고 마침내 군대스리가에 입단하게 된다. 군대 축구야 사실 축구라기 보다는 거의 깽판(?)에 가까워서 선임들의 독무대였다. 내가 막 이병으로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 전역을 한 달 앞둔 말년병장이 무릎 부상을 당해 한 달 동안 국군 통합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몸이 예전같지 않다

전역 후 먹고사느라 바쁜 아재들은 실전(?)은 커녕 중계경기를 보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가끔 사내 체육대회에서 실력 발휘를 할 날이 있지만 이미 비대해진 몸은 무겁기만 하고, 5분만 뛰어도 전력질주를 한 것처럼 숨이 차다. 나이를 먹은 것이다... 어린 시절 그라운드를 질주하던 소년은 아재가 되어버렸다...

 

<뭉쳐야 뜬다>에 출연하고 있는 왕년의 스타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예전에는 날렵하고 건장했던 체격이 지금은 흐물흐물해지고 배는 빵빵하게 나와버렸다. 물론 일반인보다야 낫겠지만 예전과 같은 운동량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 누구는 무릎이 아프고, 누구는 허리가 아파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그래서 안정환이 떴다. 지금은 예능인으로 더 알려진 안정환은 축구지도자 라이선스를 갖춘 전문가다. 그런 안정환이 아재들을 모아놓고 훈련을 시키고, 전술을 짠다. 동네 꼬마들에게조차 수모를 당하는 경기도 많았지만 기량은 점점 향상되어 가고, 골도 조금씩 넣고 있다.

 

아무리 아재가 되었다고 해도, 왕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다. 그래서 축구를 익히고 조직력을 갖추는 속도도 빠르다. 때로는 무너지고, 때로는 불화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조직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아재도 열정이 있다

그런데 아재들은 왜 축구에 도전할까? 그냥 편히 쉬면 될텐데 왜 그라운드에 나와 넘어지고 깨지며 축구를 하는 걸까? 왜냐하면 아재들도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몸은 비대해지고 주름은 늘었지만 어린 시절 그라운드를 누비며 축구선수를 꿈꾸던 열정만큼은 그대로다. 

 

호날두, 메시처럼 뛸 수는 없어도 그들이 뛰는 것처럼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고 싶은게 아재의 열정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아침 일찍 조기축구를 하는 아재들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또 몸은 비대해도 장비는 좋은 걸로 갖추고 싶은 게 아재다. 마누라에게 구박을 들을지언정 호날두, 손흥민이 신는다던 그 축구화를 끝내 사고야 만다.

 

하지만 시간도 않되고 몸도 안 따라오는 아재들은 <뭉쳐야 뜬다>에 열광한다. 나와 같은 동년배 친구들이 열정 하나로 축구를 시작하는 모습이 마치 내가 뛰는 것처럼 흥분된다. 물론 <뭉쳐야 뜬다>가 아재들에게만 인기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열정을 알아주는건 같은 아재들뿐일 것이다.

 

감독의 지시하에 일사분란하게 공격과 수비를 전개하고, 골을 넣거나 막았을 때의 짜릿함은 회사생활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다. 오직 축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다. 아재들은 그 쾌감을 항상 그리워하고 동경하고, 기억하고 있다. 축구를 한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재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수고와 장비를 사모으는데 돈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재들도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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