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용되는 욕설의 수위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욕설은 어느 정도 허용이 될까? 나쁜X, 미친X 정도는 괜찮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씨XX는 순화되어 사용되거나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보다 수위가 더 낮다. 미친X를 미친 거 아니야?로 순화한다.
반면 영화는 어떨까? 영화는 웬만한 욕설은 다 허용된다. 청소년관람가 영화라도 씨XX는 아주 쉽게 들을 수 있다. 유튜브는 선이라는 게 없다. 욕설은 물론 브랜드 상호명, 실명 언급 등 안 되는 게 없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왜 드라마는 안되고 영화는 될까?
쉽게 정리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욕설을 비롯한 성적인 묘사 등을 여과없이 보여주면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게 취지다. 하지만 영화는 어린아이와 청소년 모두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다. 그러니 이 규정은 선이 분명하지 않다.
아주 먼 옛날(?) 한국은 일본문화를 규제했다. TV에서 일본어를 비롯한 일본문화가 노출되는걸 극도로 막았다. 또 게임시간을 규제하기도 했다. 염색을 하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규제했다. 우리는 이렇게 규제 속에 살고 있다.
▶ 규제해서 얻는 효과는?
씨XX라는 욕이 나쁜 말인 건 전 국민이 다 안다. 어린아이도 알고 노인도 안다. 씨XX 욕설의 노출 빈도를 줄이면 청소년들이 말을 더 예쁘게 할까? 게임 시간을 규제하면 공부시간이 늘어 대학 진학률이 높아질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넘쳐나는 콘텐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드라마, 예능에서 규제한다고 될일이 아니다. 유튜브와 OTT의 등장으로 TV를 직접 시청하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가족이 모두 앉아 TV를 보며 식사를 하는 시간은 줄고,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밥을 먹는 게 일상이 되었다.
야한 동영상을 규제하기 위해 사이트 접속을 막아 놨지만, 우회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막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수요가 있는데 왜 공급을 막으려 할까? 공급을 줄인다고 수요가 줄지 않는데도 말이다. 물론 TV에서 아무 말이나 막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충분히 통용되는 욕설은 TV에서 노출해도 무방하다. 영화와 유튜브에서는 가능한게 TV에서만 안 되는 게 이상하다. 오히려 규제 때문에 예능의 재미가 감소하고, 드라마의 몰입도가 떨어진다. 그 삐~처리하는 부분 때문에 집중력이 깨진다.
▶ 어린아이를 위한 시청 지도
내 아이가 씨XX라는 말을 하면 부모는 속이 쓰릴 것이다. 어디서 저런 말을 배웠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부모도 본인의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씨XX라는 말은 초등학교 때부터 쉽게 쓰인다. 반 친구들끼리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흔히 오가는 단어다.
물론 부모나 어른 앞에서는 쓰지 말아야 할 단어다. 부모와 학교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아이가 씨XX라는 말을 한다면, 주의를 주고 가르쳐야 한다. 20대 남자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그리 이상한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칠순이 넘은 친할머니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상황에 맞게 말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씨XX라는 단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때와 장소에 맞게 사용하는 방법을 지도해야 한다.
폭력적이고 노출 수위가 높은 영화를 어린아이에게 보여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 등의 콘텐츠는 시청 연령이 정해져 있다. 다만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없다면 상황에 맞게 행동하고 말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 유튜브는 어쩌지?
TV는 욕설과 노출 수위를 제한한다. 영화는 시청 연령을 표기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선이 없다. 특히 개인 방송은 아무말이나 막 한다. 욕설은 물론 노출 수위도 높다. 어떤 상황을 가지고 일방적이고 편협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TV와 영화보다 유튜브를 많이 본다.
그렇다고 유튜브를 규제할 수 는 없다. 표현의 자유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면 범죄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많은 유튜버들이 선이 없는 방송으로 고소당해 경찰에 출석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매일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부모와 학교의 지도가 더 절실하다. 넘쳐나는 욕설과 수위 높은 노출을 아이들에게서 떼어 놓을 수는 없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라는 건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야한 동영상을 규제하면 우회하는 방법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야한 동영상을 규제하고 올바른 성교육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잘못된 성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라 보면 된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방법은 규제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말과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다.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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