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상강(霜降)의 뜻과 유래 그리고 음식 알아보기

상강이란?

상강(霜降)은 24절기 중 하나로 한로와 이동 사이에 위치한다.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를 때로 10월 23일 무렵이 상강이 된다. 상강은 24절기 중 18번째로 낮에는 맑고 쾌청하지만 밤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일교차가 심해진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고 지역에 따라 얼음이 얼거나 눈이 내리기도 한다.

 

상강의 뜻은 서리(霜)가 내린다(降)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강이 되면 승냥이가 사냥을 하고 나무와 풀이 노랗게 물들고 낙엽이 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강은 가을의 마지막 절기로 겨울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날이다.

 

가을이 끝나가는 날이니 상강에는 추수를 마무리하고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한로, 상강에 겉보리 파종을 한다는 속담이 전해지는데, 이는 상강 전에 보리 파종을 끝내야 한다는 의미다. 봄부터 시작한 농사가 결실을 맺는 시기로 상강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시기다.

 

가을 단풍과 서리

상강이 되면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을 나들이를 한다. 산과 들에 빨갛고 노란 물이 들고, 낮에도 선선한 날씨가 이어져 외부 활동하기 적합하다. 그래서 가족, 연인과 산과 바다 그리고 들로 다녀오기 좋다. 낮에는 쾌청하지만 아침과 저녁은 쌀쌀하므로 겹쳐 입을 외투를 준비하는 게 좋다.

 

 

또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추수를 빨리 끝내야 한다. 제주도에는 조 이삭은 상강 넘으면 더 안 여문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빨리 추수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불어 상강이 지나면 바닷고기 알이 맛이 덜한다고 한다. 이처럼 상강은 겨울이 오기 전 월동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뜨끈한 추어탕과 국화주

상강에는 뜨끈한 추어탕과 국화주를 즐겼다고 한다. 미꾸라지가 가장 맛있는 철이 가을이기에 가을이 가기 전 한로와 상강에 추어탕을 즐긴다. 미꾸라지를 의미하는 한자 鰍에 가을추(秋) 자가 들어가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미꾸라지로 만든 음식이라 호불호가 심하지만, 요즘은 갈아서 만들기도 한다.

 

미꾸라지는 가울이 되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영양분을 축적한다. 농가에서는 추수 후 살찐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보양식으로 즐겼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은 그다지 즐기지 않았고 관노와 백정들이 주로 먹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육체노동이 필요한 계층이 즐긴 것으로 보인다.

 

미꾸라지에는 단백질, 라이신, 루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또 비타민은 물론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효과적이다. 환자나 수술을 끝낸 사람에게 추천되며, 소화가 잘되어 위장질환 환자나 노인들이 즐기기 좋다.

 

또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다만 국물에 소금이 많아 고혈압 환자는 국물을 적게 먹는 게 좋다. 또 미꾸라지를 갈아서 만든 경우 다량의 칼슘을 포함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이래저래 가을 보양식으로 추어탕만 한 게 없다.

 

상강에는 국화주를 즐겼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이 되면 국화도 활짝 핀다. 국화는 특이하게 기온이 낮은 가을에 피기 때문에 은둔하면서 절개를 잃지 않는 선비를 상징했고, 사군자의 하나로 여겨왔다. 가을에 피는 꽃이니 만큼 상강에 즐기기 좋은 술이다. 국화주는 술을 빚을 때 국화를 넣거나, 곡물과 누룩으로 국화향기를 내는 방법으로 만든다고 한다. 국화주는 궁중의 축하주로 애용되었고,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