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뉴진스 하니 '패러디' 놀리기인가 해학인가

SNL 코리아의 연예인 패러디가 연일 화제입니다. 아이브 장원영의 원영턴, 르세라핌의 코첼라 라이브, 과즙세연과 방시혁, 뉴진스 하니 국정감사 등 화젯거리를 따라 하고 있는데요. 시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재밌게 웃어넘기는 팬이 많습니다. SNL 코리아 출연진은 연기력이 뛰어납니다. 비슷한 외모는 아니지만 최대한 분장으로 커버합니다. 목소리 톤, 의상, 시그니처 행동을 따라 하며 상황극을 펼치죠. 재밌습니다. 웃깁니다. SNL 코리아가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니 목적에도 부합하죠.

 

패러디는 정치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의원, 안철수 의원, 조국 의원 등은 단골손님입니다. 정치 이슈가 나올 때마다 패러디를 통해 비판도 서슴지 않죠. 직접 인터뷰에 출연한 정치인에게 돌직구 질문 날립니다.

 

뇌물 받으셨나요? 공천개입 하신 거죠? 선거 패배 후 심정이 어떠셨나요? 등등 정치인에게는 뼈아픈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시청자는 속이 시원합니다. 어깨힘 빡 주고 으스대던 정치인들이 어쩔 줄 몰라하니 재밌습니다.

 

팬과 지지자는 불편합니다. 뉴진스 하니의 국정감사 패러디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입니다. 어눌한 말투, 국정감사장을 팬미팅 현장으로 만든 장면을 보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죠. 하니를 따라한 지예은의 인스타그램은 팬들의 악플이 달립니다.

 

패러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여론도 있습니다. SNL 코리아는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인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패러디를 해왔습니다. 그 대상이 누구 건 따라 하며 웃음을 주었죠. 단순한 패러디에 의미를 부여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며 팬들을 비난합니다.

 

패러디는 필요악일까요? 민주주의 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정치인 패러디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죠. 일부 정치인을 못마땅하게 여겨 고소를 하지만, 대중은 더 거세게 비난합니다. 연예인 패러디는 대중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코드죠.

 

성대모사가 대표적입니다. 목소리를 카피해 큰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故이주일, 안성기, 한석규 등이 대표적입니다. 성대모사를 하는 건 또 하나의 재능발휘일 뿐입니다. 배우처럼 똑같이 연기할 수는 없지만 목소리를 기가 막히게 따라 해 웃음을 주는 거죠.

 

패러디를 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요? 패러디를 하는 대상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물리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면 패러디를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따라 한다는 건 그만큼 영향력이 높다는 의미고, 인기가 많다는 반증입니다.

 

물론 인신공격은 지양해야 합니다. 인종 차별을 하거나, 신체적 장애를 부각해선 안됩니다.

 

뉴진스 하니의 어눌한 한국어를 패러디한 건 어떨까요? 하니의 한국어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본인 의식대로 구사하는 한국어 때문에 팜국어라 불리기도 하죠. 한국어가 미숙한 건 사실입니다. 다만 패러디의 요점은 어눌한 한국어를 놀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국정감사에 외국인 아이돌이 나왔다는 데 있죠. 일부 몰상식한 정치인들이 사진을 찍고, 싸인을 요구하는 걸 풍자한 게 요점입니다. 팬들의 기분이 나쁠 수 있죠. 방송은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출 수 없습니다. 

 

인기가 많다고 해서 예외를 둘 수 없습니다. 대통령도 풍자하는 나라에서 아이돌 패러디를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저 북쪽에서는 수령님이라 불리며 독재정치를 이어가는 인물이 있죠. 러시아에서 푸틴을 욕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단, 인격모독과 신체적 장애를 공격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재미있는 건 웃어넘기면 됩니다. 하니의 국정감사를 패러디한 게 뉴진스에게 어떤 피해를 줄까요? 국정감사에 하니가 나선건 사실입니다.

 

정치인들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니의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죠. 이걸 재미있게 풀어낸 것뿐입니다. 진지한 상황이 아닌데 진지하게 만드는 일부 팬 때문에 '패러디'가 막히면 안 되죠.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이니까요.